“이번 시험 어떻게 될 것 같아요?” 학생이 물었다. 예전의 나라면 “잘 될 거야” 아니면 “열심히 공부해야 해”라고 답했을 것이다. 이분법적 답변이다.
이제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현재 공부량 기준으로 80점 이상 받을 확률이 약 60% 정도야. 이 부분을 더 공부하면 70%가 될 수 있어.” 이것이 확률적 사고(Probabilistic Thinking)다.
왜 이분법적 사고가 문제인가
인간은 자연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 아니면 실패. 옳음 아니면 틀림. 가능함 아니면 불가능함.
이 사고방식의 문제는 현실을 왜곡한다. 현실은 연속적이다.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있다. 이분법적 사고는 그 스펙트럼을 두 개의 극단으로 짜부라뜨린다.
다니엘 카네만은 이것이 시스템 1의 특성이라고 설명한다.[1] 빠른 사고는 범주화를 좋아한다. 확률을 계산하는 것은 느린 시스템 2의 일이다.
베이지안 사고란 무엇인가
베이즈 정리(Bayes’ Theorem)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을 때 기존 믿음을 어떻게 업데이트해야 하는지를 수학적으로 정의한다.[2]
실용적으로 설명하면:
- 어떤 것이 사실일 초기 확률을 추정한다. (사전 확률)
- 새로운 증거가 나타난다.
- 그 증거가 진짜 사실일 때 얼마나 자주 나타날지를 고려해 확률을 업데이트한다. (사후 확률)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갑자기 시험을 잘 봤다. “이 학생이 진짜 실력이 늘었을 확률” vs “운이 좋았을 확률”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베이지안 사고는 과거 성적 패턴(사전 확률)과 이번 결과(새 증거)를 결합해 판단한다.
확률적 언어 사용하기
필립 테틀록은 뛰어난 예측가들이 확률적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3] “아마”, “확실히”, “그럴 것 같다” 같은 모호한 표현 대신 숫자를 쓴다. “70% 확률로”, “거의 확실하게(95% 이상)”, “반반이다(50%)”처럼.
이 습관의 장점:
- 자신의 불확실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게 된다.
- 나중에 예측을 검증할 수 있다.
- 새로운 증거에 더 열려 있게 된다.
교사 생활에서의 확률적 사고
나는 이제 학생 평가에 확률적 사고를 적용한다. “이 학생은 이 개념을 이해한다” 대신 “이 학생이 이 개념을 실제로 이해했을 확률은 약 70%다. 다음 수업에서 심화 질문을 통해 검증해 보겠다.”
이 접근이 좋은 이유: 내가 틀릴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에, 새로운 증거(학생의 반응, 다음 시험 결과)를 보고 판단을 업데이트한다. 이분법적 사고였다면 “이 학생은 이해한다”고 단정하고 다음 증거를 무시했을 것이다.
LessWrong에서 엘리에저 유드코프스키는 확률적 사고를 합리성의 핵심으로 본다.[4] 우리의 믿음은 증거에 비례해야 한다. 증거가 약하면 믿음도 약해야 한다. 증거가 강하면 믿음도 강해진다. 이것이 베이지안 합리성이다.
오늘부터 하루에 한 번, 자신의 믿음이나 예측에 확률을 붙여보라. “이 회의가 잘 될 것 같다(70%).” “이 아이디어가 효과적일 것 같다(40%).” 처음에는 어색하다. 하지만 이 습관이 당신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참고문헌
- Kahneman, D. (2011). Thinking, Fast and Slow. Farrar, Straus and Giroux.
- Bayes, T. (1763). An essay towards solving a problem in the doctrine of chances. Philosophical Transactions, 53, 370-418.
- Tetlock, P., & Gardner, D. (2015). Superforecasting. Crown Publishers.
- Yudkowsky, E. (2008). Rationality: From AI to Zombies. MIRI.
- Taleb, N. N. (2007). The Black Swan. Random House.